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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로맨스 - 할머니들의 나이트도전 - 노인들의 연애

musicQ 2010. 11. 5. 04:39

황혼의 로맨스를 찾는 할머니들의 나이트클럽 도전기..
나이가 들어 노년의 세월이 몸과 마음에 새겨지면, 연애의 마음은 영영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요? 저의 생각으로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나이가 들어서 아무리 힘을 못쓰고 백발이 피어나고 피부가 쭈글쭈글해지더라도, 연애의 감정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단지, 연애를 하려해도 아무리 그런 감정과 시도를 한다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포자기의 체념이 그것을 가로 막고 있을 뿐이라고 봅니다. 적절한 기회만 온다면 모든 노인들은 회춘을 바랄 것도 없이 연애를 더 하고 싶어합니다.


나이트클럽 정문에서 콜이 들어왔습니다.
달려가서 손님을 찾고 보니, 술 한 잔을 거하게 드신 세 분의 할머니 원정단(?) 이었습니다. 부산에 사시는 할머니들이었는데, 이곳까지 와서 나이트에 출입하시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얼굴에는 무엇인가 어두운 그늘과 한편으로는 재미있다는 듯한 느낌의 분위기도 섞여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 우리 두 사람은 어디에 내려주고 이 할망구는 금곡으로 쌩~~ 아셨지?"
즐거운 할머니들은 술기운에 힘주어 이야기를 더 하시고..

하지만, 조금씩 새어들리는 이야기속에 오늘의 나이트원정기가 별볼일 없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랬겠지요.
나이트에 한 번 가자고 합의를 보고 결국 성인나이트에 찾아가서 자리를 잡아서 술도 마시지만... 조금은 기대했던, 저 많은 응큼한 사내녀석들 그 누구도 - 아니 단 한명도 자신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다는 것...
그래서 홧김에 나이트클럽을 나온 것이고 집으로 빨리 돌아가 이 비참함을 좀 더 빨리 잊어보려는 과정중에 대리운전을 부른 것이라는 것. - 이렇게 저에게 이야기 하지 않아도 대충 짐작이 갑니다.

모 구청 근처에 즐거운 두 분의 할머니를 내려드리고 다시 금곡으로 출발했습니다.
조금은 삐죽 입이 튀어나온 나머지 한 분, 내가 몰고 있는 신형 소나타의 주인인 할머니는 내가 묻지 않아도 투덜거립니다.
" 저 두 것들은 지금 애인 만나러 내린 거야.."
" 여기에서 더 놀다가 갈 거야.."
" 어휴, 나만 없어 애인이.."

금곡에 도착해서 주차해 드릴 때까지도 할머니의 투덜거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빨리 구원군 할아버기 한 분이 나타나셔서, 이 할머니의 외로움을 덜어드려야할텐데..
오늘 나이트에서까지 완벽하게 밀려났다는 충격이 아마 크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