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의아내 바람핀남편과 아내 집나간 아내와 아이 부부싸움과 가출

1건의 대리운전을 마치면, 대부분이 아파트나 골목길의 주차하는 곳 근처입니다.
주차를 마무리하거나, 차만 인계하고서 요금을 받고 정중히 인사를 하고 빠른 걸음으로 큰 거리로 나옵니다.
초보시절에는 작은 대리운전업소에 다녔기 때문에 시급제로 - 시급 4천원 - 계산되는 월급제여서
대리운전기사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힘듭니다.
업소에서 콜을 주면, 고객을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고, 그냥 큰 길로 나와서 나를 태워줄 합류차를 - 속칭 수거차 -
기다리면 됩니다.
합류차가 안 오면.........그냥 그 자리에서 잠을 자든 뭘 하든 상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12시경의 아주 바쁜 시간에 혼자서 외딴 곳으로 고객을 모셔가면
그 시간에는 도시내의 쏟아지는 콜 처리와 시내에서 반복되는 기사의 합류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외곽으로 합류차가 나올 시간이 없습니다.
그럴 때는, 외딴 곳에 도착한 대리운전기사는 " 도착했다." 라는 메세지만 무전으로 날리고
놀면 됩니다.
그 외딴 곳에 놀 꺼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유자적......주변의 어둠과 외로움과 나의 고독과 놀면됩니다.

어느날은 동래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동래전철역방향에서 미남로타리로 걸어가는 도중이었습니다.
그 때가.....
겨울....그리고 새벽 2시 경..
비교적 추웠고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만덕터널에서 내려오는 차량들이 쏜쌀같이 동래역 방향으로 쌩~
하고 달려가는 불빛과 소음이 지나면 ...
또 정적...

그런데 갑자기 내 앞쪽에서 어느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내가 모를 줄 알았나? ..."
" 니 내를 뭘로 보고 있었다는 기가?..."

비명에 가깝게 텅 빈 거리를...소음이 끊긴 거리의 한 복판을 찢어놓듯이 솟아오르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고.....
그녀의 청바지 아래 무릎쪽에는....
그녀보다 1/4 도 안되는 비쩍마른 청바지를 입은 어린아이가, 놀라서 그녀의 다리에 매미처럼 달라붙어서...
그녀의 소리지르며 우는 얼굴만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아랑곳 없이 그녀의 얼굴은 울면서 하늘을 바라보았고, 연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는데..
그 고뇌에 찬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겨울에 풍경...
도시속 술꾼이 남겨놓은 또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 해설 : 술먹은 남편이 외도하는 결정적인 혐의를 포착한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무작정 가출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녀의 옆을 지나면서.....그 내용을 나도 모르게 듣고는......내가 데려다준 술꾼들이
            그녀와 저 아이를 거리로 내 몰았다는 죄책감이 들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술 드시고  외도하지 마세요......오늘 또 한 여자가  거리로 내 몰릴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