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부부의 이야기 이혼후 부부가 다시 만나면 노년이혼의 아름다운 이야기? 이혼부부의 살아가는 법


새벽 4시 수영로타리 근처 술집골목에서
중년이 넘어가는 노년초입의 두 남녀를 태웠습니다.
남녀를 태우면 거의 대부분은 남자가 여자를 태워주고 집으로 가지만 오늘은 반대입니다.
" 자기는 집으로 갈꺼지? "
" 응 당신은 낼 피곤하지 않겠어? "
" 자기나 신경 써, "

대체로 나이든 분들이 연인일 경우에는 이렇게 부르기도 하지만 오늘은 그 어감이 상당히 다릅니다.
마치 부부 같습니다.
" 다음주에 전화해, 그리고 김치 좀 갔다 줄까? "
" 아니 조금 남았는데...그래 새 김치 먹지 뭐 가져 와."
" 요번엔 조금 담아서 가져가면 되겠네."

아주 대놓고 사귀시는 건지...이해가 안가서 아주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 아 다음주에 대구가자."
" 왜?"
" 친구 막내 결혼 있어. 늦장가를 가는 모양이야. 안 가려고 했는데 날씨도 좋을 것같고 어때?"
" 그 대구친구 아들? 이제 가? 너무 늦다.."
" 요즘 40 이면 총각으로 봐준다..킬킬.."

남자분을 경유지에 내려드리고 여자분만을 모시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 이상하지요? 우리 사이?"
" 네?...아 네...아니 뭐...요즘 좋은분 만나기 어려운데 그런분들있으면 얼른 사귀어야지요.."
나름.....생각해낸 묘한 답이었는데..

" 우린 진짜 부부예요..."
" 하지만 몇 년 전에 이혼했어요."
" 이혼 전에는 정말 저 경상도 문딩이가 얼마나 무뚝뚝하고 재미없었는지 몰라요.."
" 그런데, 이혼하고 나서는 너무 좋아요. "
" 우린 일주일에 한 번 씩 데이트해요. 내가 밑반찬은 거의 만들어주고요."

아.....그렇군요.
이렇게 살아가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다시 연인이 된 이 중년의 아주머니의 얼굴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까 그 남자분이 새벽 4시에 지금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서
곤히 잠든 아내를 깨우며 현관문을 들어서면
과연 그 아내의 얼굴은 어떨까?
적어도 지금의 행복하고 여유있는 이 아주머니의 얼굴은 절대로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