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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5 대리운전 여성고객 - 술마신 아내를 기다리는 남자

대리운전 여성고객 - 술마신 아내를 기다리는 남자Proxy Driver The woman - a man waiting for his wife sulmasi

상남동의 한 술집에서 나온 고객은 중년의 살집이 적당히 잡힌 미인형의 아줌마.
추측컨데,
보험금융쪽의 일을 하는 여성으로 보였는데..
키를 넘겨주는 얼굴이 매우 우울했습니다.

차를 주차장에서 몰고 나와 도로를 달리기 시작하자 말을 걸어옵니다.
" 저, 한 20분쯤 걸리겠죠?"
" 아...네, 빨리 가기 원하시나보죠? "
" 네..좀 늦었네요. 노래 잠깐 불렀는데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어요.."

노래방은.....
시간을 잡아먹는 귀신들의 작품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남녀 공통으로,
노래방에서 나오면 기겁을 하고 시간에 쫒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중년에 미인인, 직장 여성이 노래방 귀신에 씌였습니다.
걱정이 아주 많은가 봅니다.
" 내가, 이런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 무슨일이 있어도 11시 이전에는 꼭 들어갔는데....벌써 1시가 넘었어요...아이..참.."
" 신랑이 오지말래요....."

" 푸하하.....삐지셨나보네요.."
" 네, 쫌팽이거든요. "

뭐 그런일이야  빈번하지요.....라는 식으로 내가 웃으며 농담으로 받아주니,
이 아주머니는 비로소 좀 여유가 스며드는 듯합니다.


직장여성은, 대체로 집으로 일찍 들어갑니다.
남녀평등이, 거의 실현되지 않는 부분이 여러부분에서 존재하지만,
귀가시간도 역시 남녀평등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불평등의 근본에는......여성의 나약함이 부르는 위험이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귀가시간의 한도를 인내해주는 < 기다리는 사람 > 의
인식도 문제겠지요.

여러분이 남편이고, 아내가 새벽 1시에 술마시다가 귀가하면, 어쩌시겠습니까?
일주일이 멀다하고 빈번하다면요?
친구 만난다, 상사가 붙잡았다, 거래처 담당 접대했다, 마시다보니 늦었다....등등의 구실을 달아서
아내가 술냄새 풍기며 집안에 들어오는데......시계가 1시를 가리키고 있다면?...

대체로 남편들은, 이런 구실을 달아주었을 때..... 아내가 받아주지 않으면....이러지요..
" 남자가 바깥에서 성공하려면 이 정도쯤이야 얼마든지 이해해 주어야되는 일이지....."
이 상황이 아내가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면..어쩐다지요?



차는,
고객의 집 근처로 거의 다 왔습니다.
" 문 안열어 준다고 했는데.....아유....참..."
몇 마디의 주고 받은 농담으로 웃음도 지었던 그녀는,
집이 가까워 오자, 좌불안석의 얼굴로 변해서 심각하게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럴 땐...저도 뭐 할말이 없었습니다.

" 이 골목 지나서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세 번째 3층 꼭대기가 우리집이예요...어휴..."
그녀의 눈은 그 세번째 3층 꼭대기 집이 안보이는 그 허공으로 아예 박혀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불이 완전히 꺼져 있기라도 하면......
집에 못들어가는 징조라도 될까봐.....목을 빼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차는 골목 지나서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어두운 겨울날의 가로등도 없는, 후미진 골목어귀의 3층 꼭대기집에는 다행히도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훤~~ 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그 3층집의  방마다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그 3층으로 오르는 1층에서부터의 모든 계단에도,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1층 현관의 유리문도 활짝 열려있었고, 불마져 환하게 켜 놓았습니다.

" 어머.....세상에...불이란 불은 다 켜 놨어요..."
" 궁전처럼 불을 밝혀놓고, 왕비님을 맞이하시네요...."

얼른,.
주택가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키를 고객에게 넘겨주면서 싱긋 웃었습니다.
그녀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며 함께 웃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현관문으로 다가갔습니다.
거의 뛰어서 콩콩콩...

현관문을 닫고, 현관 불을 끄고, 계단을 뛰어 오르는 그녀의 발걸음은 나비처럼 가벼워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