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의 유혹 거리의 헌팅녀 30대여성의매춘권유 술집근처의매춘 상남동매춘녀 길거리매춘녀

내 나이 46살.
다리가 그다지 튼튼하지 못한 나이..
그렇거나 말거나,  하루 20킬로미터 정도의 도보행위를 밤마다 해대는 직업 - 대리운전.
그 날은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새벽 2시경에 창원의 상남동 한 복판의 술집 창문에 기대어 반짝이는 PDA 두 대를 켜놓고 바라보는 나의 눈은
피로에 지쳐서 가물가물 글씨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개는 앞으로 저절로 숙여지며 졸음까지 오고..... 오더가 새로 들어왔다는 PDA 알림음도 이젠 들리지 않습니다.
그 때..

" 잠시만요.."
하고서 웬 이쁘장하고 귀여운 30대 여자가 나에게 쪽지를 전해줍니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그 여자는 내가 그 자리에서 처음 졸기 시작하기 직전에 내 앞을 지나가던 남녀 무리중의 한 여자였습니다.
앞을 지나가는 무리중에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길레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는 풍경의 하나로
무심히 바라보았던 그녀...
그녀가 나에게 지금 쪽지를 하나 주었습니다.
그리고 휙.. 함께 무리지어 다니던 그 중년 남자들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 여자에게 쪽지 받아본지..30년 넘었는데..'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쪽지를 펴 보았습니다.

" 지금 전화주세요. 010 -32xx - 87xx "

잠시 멍 했습니다.
도시색으로 잘 생긴 이쁘장한 30 대 날씬한 여인이, 이런 쪽지를 왜.. 허접한 나에게 주었을까?
아까 무심히 쳐다보았다고, 모욕적인 글씨를 써서 혼내주려는 것도 아니고...
혹시, 술자리를 빠져나가려는 구실을 만들려고 나에게 무작정 SOS..? - 이것이 제가 그 때 생각해낸 결과였습니다.
30이 넘은 여자 직장인들이 새벽 2시까지 술자리에 끌려다닌다고 생각하니..
얼른 전화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난 참 순진합니다.

" 여보세요. 좀 전에 쪽지 받았던 남자입니다."
" 아, 네. 그분이시군요. 웬지 좋은 느낌이셔서 특별이 쪽지 드렸어요."
그녀는 아주 차분하고 상냥하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 지금 됩니다."
" 네? "
" 지금 바로 2차 됩니다. "
" 네? 아..네에..."

아..뛰...
그녀는 헌팅녀였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맘에 드는 술 좀 드신분들에게 2차를 직접 권해서 자신이 여관행을 하는 여자..

갑자기 내가 더 초라해졌습니다.

술도 안먹고도 술먹은 듯이 졸다가 술먹은 사람으로 오인 받아서 꽃뱀의 시험에 노출되고..
또한 그 유혹에 잠시 넘어가서 유흥의 세상에 들어가보는 것 마져도..
꿈도 못 꿀 주제라는 한심함까지도..

정신을 차리고 하늘을 보았습니다.

7000 원짜리 시내 콜 하나도 잡히지 않는 2시 반의 상남동에서
빨리 빠져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도 술먹은 남자들의 주변을 찾아서 자리를 떴습니다.

저 쪽에 술드신 남자분들이 보입니다.
쪽지는 준비 못했지만
" 대리운전 필요하십니까? "
힘차게 주문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