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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5 어둠속의 폭력과 여인의 눈물

어둠속의 폭력과 여인의 눈물

Posted 2009. 9. 5. 08:54
오늘은 금요일이었습니다.
대리운전기사에게는 " 늘 금요일만 같아라.." 라는 대리운전 전용 속담이 있습니다.
일주일중에서 가장 손님이 많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평일의 두 배 이상의 콜이 쏟아지고, 일요일에 비해서는 거의 10 배 이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새벽 3시 30분쯤에 장유에 도착한 이후, 번화가로 가기 위한 기다림중에 놀랍게도 25000 원짜리 부산행 콜이 잡혔습니다.
금요일 마지막 콜을 이런 것까지 잡는다면 오늘 수입은 9만원이 넘어갑니다. ( 콜비,경비 제외한 금액)
택시가 지나가는 큰 길까지 500 여미터를 뛰어가니, 내가 뛰어온 곳에서 택시가 옵니다...이그..
그 택시는 김해택시... 장유지리를 잘 모르는 관계로 장유방면의 손님은 잘 안받으려 하고 곧장 김해로 빠져나가려 합니다.  택시기사님을 살살 달래서 장유팔판마을로 길을 알려주면서 손님에게 찾아갔습니다.
손님이 기다린다는 곳에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불을 켜고 서 있었고, 두 명의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 부산가시는 분이시죠?"
당연히 네...할 줄 알았는데... " 아닙니다. 안 불렀습니다. " 하면서 정색을 하면서 부른적 없다고 합니다.

전화를 해보니 그 차안에 타고 있던 여자가 전화를 받습니다.
아니라고 말했던 그 남자의 말이 거짓말임이 틀통나는 순간.....

그 남자는 갑자기 다른 한 명의 남자의 배를 있는 힘껏 가격했고, 맞은 남자가 반쯤 꼬꾸라지는 순간에
숙여지는 얼굴을 향하여 다시 손바닥펀치를 얼굴에 작렬시켰습니다.
맞은 남자는 완전히 쓰러졌고, 이 모습을 다 본 여자는 이 상황에 어찌할 줄을 몰라서 비명조차 못지르고 있었습니다.
(추측컨데, 여자는 맞은 남자의 애인, 때린 남자는 맞은 남자의 선배쯤..)

여자는 달려가 쓰러진 남자를 안았지만, 쓰러진 남자가 곧 일어서자, 다시 때린 남자가 다가가 제 2차 공격을 하려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 잘못했어요." " 잘못했어요.."
그 때부터 여자는 아무 이유없이 때린 남자에게 잘못을 빌기 시작했습니다.

맞은 남자가 여자를 붙잡고 말합니다.
" 넌 가만있어, 그리고 뭘 잘못했어. 그러지마, 남자들은 원래 한 대 맞고 때리고 하는 거야. 상관없어 남자는 원래 그래.
  차 안에 가 있어. 잘못했다고 빌 이유가 없으면 비는 거 아니야. 자 가 있어 우리끼리 해결할테니까.."

그리고 여자를 떼놓고, 두 남자는 저 멀리 어둠속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러 갑니다.



결국 이 콜은 캔슬이 났습니다.
20 여분을 기다려봐도 두 남자는 저 어둠속에서 나올줄을 모르고..
여자는 차안에서 가슴졸이며 울고 있고...
나는 택시비 4000 원과 시간을 날렸습니다.
여자가 불렀으니 차안의 여자에게 택시비라도...하고 부탁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차마 말도 못꺼내보고
그저.. 그럼 이 콜은 캔슬하고 다시 필요할때 불러주세요...라는 말만 하고,
그냥 쓸쓸히 그 자리를 떴습니다.
택시비와 시간비용....한 만원은 캔슬비로 받아야하는데...라는 돈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을 참고 있노라니 한숨이 나옵니다.

' 오늘은 또 이렇게 뭉개지는갑다..' 라며 자조하면서 장유에서 김해로 가는 마지막 콜이라도 빌어보며
장유에서 버티었습니다.
' 뭐 이런일 한 두 번이냐, 차마 말 못하지...어떻게 그 상황에서 여자에게 돈 이야기 꺼내..'
그리고 잊어버리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잠시 후, 장유 - 진영 코스의 콜이 나에게 잡혔습니다.
4시반이 넘어서 이런 콜을 두고, 보너스콜이라고 합니다. 17000 원짜리 콜이었으니..아까 그 캔슬콜의 반타작은 됩니다.
손님도 가까이 있었고, 경유 조금 한다며 20000 원을 주었으며...
더 신기한 것은...
진영에 도착해서 10000 원의 팁을 더 받은 것이었습니다.
허...

묘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