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어느곳에 살든지 자신이 사는 동네의 모든 지리를 다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집주변 조금과 자신이 출퇴근하는 루트 - 정도의 혹은 단골집 시장 마트....정도의 지리만을 알 뿐.. 실제로 자신의 주거지에서 어떤 업소를 찾아오라고 하면, 못찾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초보대리운전기사가 대리운전을 하고자할 때, 가장 두려운 부분이기도 한 것이 바로 이 지리문제입니다. 어느 도시든지 수 많은 음식점과 술집 노래방 아파트 주택가 주차장 등등의 위치는 실제로 자기자신이 모두 경험할 수가 없기 때문에, 택시기사처럼 매일 도시주변을 맴돌지 않는 한은 모두 알 수가 없습니다. 하긴 택시기사라할지라도 모든 지리를 다 알지는 못하는 것이고, 대충 2-3년 그 도시를 매일 맴돌아야 거의 숙지하는 정도입니다.


부산에서 대리운전을 해보기로 한 그 날, 부산지리 전도를 하나 중고로 - (몇년된 지도가 문방구에 있길레, 싼 맛에)
사서 몇 번을 접어 크기를 줄여, 가방에 넣고 다녔습니다. 전지 크기였음으로 다 펼치면 어른키에 육박합니다. 그것을 들고 다니면서 도착지에서 펼쳐놓고 어느 단어의 콜을 잡아야하는지 곰곰 쳐다보면서 콜을 뛰었습니다.
3개월쯤 되어서야, 지도를 집에 두고 나와도 큰 두려움이 없이 콜을 뛸 수가 있었는데, 다른 한 편으로는, 정말 지겨운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도를 가지고 다니던 그 시절에, 고객을 만나 시동을 걸고 나서는 반드시 이렇게 - 손님 놀라 자빠질 소리를 매일 했습니다.
" 고객님, 제가 이 곳 출신이 아니라 지리를 잘 모릅니다. 조금만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술기운에 잠이나 자려고 드러눕던 - 얼굴이 시뻘겋게 달어올라 헤롱헤롱 대던 고객들도 모두 자리를 고치로 일어나 앉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내가 말한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정확한 발음의 경기도 말씨로 그 멘트를 날리고 있으니.....
' 에구, 집에가려면, 정신 차려야겠다 ' 라는 위기감을 모두들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덕분에, 부산지리 초보 3개월동안 편안히(?) 대리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 멘트를 날리는 것 자체가 창피하고 지겹고......그랬지만, 그 한마디 했느냐, 안했느냐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였슴으로, 반드시 그 말을 하고 나서 운전을 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문디사내들이 있었으니, 2명의 사나이들은 내 말을 들은 척도 안하고 드러누워 " 니 맘대로 해라." 식으로 차를 내 맡긴 적도 있었습니다.

2부. 어디로 간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