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대리운전기사 여성대리운전기사 동료대리운전기사 여자대리운전기사가 주는 부담

대리운전이라는 알바 직업을 가지면서 깨달은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여자기사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약간 미인형에 좀 살이 올라서 자세히 보면 뚱뚱했지만, 남들은 모르고... 운전실력도 좋고 매너도 좋은 그 아줌마를 지켜만 볼 때는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몰랐었지요....
문제는 그 아줌마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지 며칠 후부터였습니다.
이제는 동네 지리도 좀 알겠구나 싶었는지 한 두 번씩 직접 손님 차를 몰게 했는데..
보기보다는 좀 예민한 구석이 있는 제 느낌이 무언가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것은 대리운전을 부른 손님들이, 그 아줌마를 불렀는데, 다른 시커먼 남자가 옆 자리에 앉아서 운전해주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안 이후부터는 정말 그 아줌마를
따라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게는 단 한가지 핸디캡이 있었는데
여자들에게 흔히 있는 일...바로 다리가 짧아서 옆에 보이는 화물차나 봉고 같은 차를 운전할 때는 고생을 하며 운전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남자들만 운전하던 차라서 그렇지 않아도 높은 의자에 방석이라도 깔려있으면 거의 서서 운전하다싶이하는...게다가 클러치라도 빡빡한 차를 만나면 땀 뻘뻘 흘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그 아줌마가 손님 만나고 차에 올랐다가 좀 높다싶으면 다시 내려와서
저를 차 위로 올려보내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엔 더 운전하기 싫습니다.
이유는 다 아시지요...이쁘장한 여자 기사가 차에 핸들잡았다가 내려가란 말도 안했는데 스스로 내려가서는
웬 시커먼 사내가 차를 턱하니 올라서 운전해 버리면, 그 잠깐 사이에 술 한 잔 걸친 손님은 천당에서 지옥으로 미끄러지는... 그런 시큼한..아니 뻘쭘한 일을 당하는 셈인 것입니다...그런 손님의 상태를 이미 다 파악하고도 운전을 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운전이 끝날 때까지 맘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저는 압니다. 술먹는 한국남자들...노래방에 가서 도우미 아줌마들 불러봤자, 되바라지고 까지고 술냄새 풀풀 풍기는 인생막장 아줌마들이 많은데, 술 판 끝나고 대리운전 부르면, 시간당 얼마짜리 도우미보다 더 세련되고 정신 똑바로 박힌 여자가 턱 하니 차에 올라타서 집까지 웃으며 바래다 주는 그 친절함을 겪어보면...
나같은 초짜 허접 남자아저씨 대리기사가, 자기차 운전석에서 대리운전하는 것을, 아주 많이 못마땅해 한다는 것을..

밤에 알바한답시고 대리운전하러 나와서, 그 곁에 이쁘장한 아줌마 동료가 있다는 것은 나쁜 일은 절대로 아닙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남자동료들만 바글바글 대는 것보다는 한 둘 정도의 아주머니가 섞여서 분위기도 스므스해지는 것은 대체로 좋은 일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아줌마가 초 일류베스트드라이버일 때에는 곁에 있는 남자 기사들은 완전 쓰레기로 변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 마리 아름다운 백조 옆에 웬 오리떼가 아니라, 털 없는 숫닭들 신세인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것을 깨달은 날부터 난 고민을 했고, 제일 좋은 방법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그것은, 그녀가 대리운전회사를 옮겨주었으면...하고 바랬던 것입니다.
매일 출근해서 그녀를 볼 때마다 얼굴엔 긴장감이 돌았고,
그녀가  넘쳐나는 콜을 받을 때마다 저는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 지어야했습니다.
그런 날들이 길게 자그마치 5개월인가 더 흘렀습니다.
그 5개월쯤 되던날, 대리운전업소에서는 신생나이트클럽의 전용대리운전일을 맡게 되어서, 할 수 없이 단체복을 입어야했는데.. 그 단체복이 화근이 되어 그 아줌마는 대리운전을 그만두었습니다.
촌스런 단체복을 입을 수 없다는... 잘나가는 베스트드라이버의 고집이 결국 대리운전을 그만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전해들은 그 날 밤...
저는 몸무게가 5킬로그램은 빼버린 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대리운전일을 나갔습니다.
몹쓸넘에 미소까지 지어가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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